비로다(榧露茶)의 유래

만약 이러한 전래설을 인정한다면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차가 처음 재배되기 시작한 곳이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이곳의 지난날 지명은 다소(茶所)였으며, 그 지명으로부터 다도(茶道)면이라는 현재의 지명이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연 때문인지 한국의 다성이라 일컬어지는 초의선사 또한 산 넘어 운흥사에서 출가하시어 다선일여의 경지를 체득하셨다.

비로다는 이와 같이 오랜 역사 속에서 자라온 덕룡산의 찻잎을 옛 스님들로부터 면면히 이러져 오는 전통적 제다법 곧 아홉 번 덖고 아홉 번 식히는 방법을 고집스럽게 지키며 만든 차다.

특히 비로다의 찻잎은 1600년 전 이곳 덕룡산에 처음 시배된 그 모습 그대로 산속 나무그늘 밑에서 자라고 있으며, 그 어떠한 인공적 가미도 되어있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찻잎이다. 제다 또한 스님들께서 정진의 여분을 잠간 돌려 직접 만든 것이니, 선다일여(禪茶一如)인 옛 스님들의 유습을 본받기 위함일 것이다.

 

비로다(榧露茶) 제다(製茶)과정

  1. 찻잎따기

불회사의 차나무는 덕룡산 비자나무 숲에서 인위적인 관리 없이도 주변 환경과 기후 등, 잘 어울려진 조건으로 오랜 역사만큼이나 건강하게 자라오고 있다.

비로다는 제다에 있어 찻잎 따는 시기를 매우 중요시 하는데 이는 채엽시기에 따라 맛과 향이 달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 찻잎을 따서 제다한 차를 가장 고급으로 여기며 첫물차라 한다.

불회사에서는 매년마다 스님께서 직접 전래하여 온 제다법으로 첫물차만을 제다하는데, 갖 따온 찻잎을 바로 선별하여서 아홉번을 덖은 차를 비로다(榧露茶), 하루정도 반발효한 후에 덖은 차를 비로황다(榧露黃茶)라 한다.

 

2. 찻잎 선별하기

딴 찻잎은 넓은 발에 펼쳐 놓고 이물질과 쇤잎이나 병든 잎, 굵은 줄기등을 골라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선별하지 않고 덖을 경우 쇤잎이나 굵은 줄기는 센 불에서도 어린잎에 비해 거의 익지 않고 건조과정에서 묵은 잎처럼 발효되어, 두세번 덖을 때 다른 찻잎에 손상을 주며 부서지거나 타서 차 맛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3. 찻잎 익히기

선별된 찻잎은 처음으로 350도 이상의 가마솥에서 익히는데, 찻잎을 넣으면 타닥거리는 소리가 난다.
처음에는 찻잎을 익히기 위해 두손으로 모아 조심스레 누르고 뒤집으나 찻잎이 어느 정도 익혀지면 손놀림을 빨리한다. 뒤집고 흔들고를 계속하다 찻잎이 완전히 익혀지면 재빨리 찻잎을 들어낸다.

 

4. 비비기

갓 덖어나온 찻잎을 1회에 30~40번정도 동그랗게 굴리며 말아주기를 반복하는데, 이는 찻잎 표면의 수분과 내부 수분의 함유량을 균일하게 제거함과 동시에 찻잎 세포조직을 적당히 파괴해 차가 잘 우려지도록하기 위함이다.

 

5. 찻잎 털기

덖기와 비비기로 몽쳐진 찻잎은 열기와 수분으로 서로 엉켜있는데 이를 빠른 손놀림으로 털어주어야 한다. 털기 과정에서 열기와 수분도 함께 증발하는데 둘둘 말린 찻잎이 낱개로 흩어져 털어져야 한다. 엉켜 덩어리진 찻잎은 건조과정에서 발효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털린 찻잎은 다음 덖기까지 건조대에 놓아 식힌다.

 

6. 덖기

건조대에서 식혀진 찻잎은 다시 가마솥에 넣어 빠른 손 놀림으로 덖기를 한다. 위의 익히기를 한 후 다음 과정인 비비고, 털고, 덖기를 한 주기과정으로하여 같은 방법으로 총 3회 반복한다. 그리고 이후에는 다시 덖고 식히기를 5회 반복하여 덖기를 마친다.

 

7. 잠재우기

처음 익히기와 여덟번에 걸쳐 덖어진 차는 한지에 쌓아 다시 비닐봉지에 넣어서 깨끗하고 건조한 황토방에 1주일 동안 보관하며 잠재운다.

 

8. 맛과 향내기

1주일 동안 잠재운 차는 연한 불의 가마솥에서 2~3시간 정도 덖으면 고유한 맛과 향을 내는 비로다가 완성된다.